高3·高2·高1·中3 대입이 다 다르다?!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018.04.10
조회수 4,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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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입시대계'는 1년짜리… 학생들 대혼란]
교육부, 갑자기 "정시 늘려라"… 예측 불가 입시, 교육현장 혼란
대학은 논술 줄여 정시 확대, 학부모 "어떻게 공부하란 거냐"
高2 부모 "수시위해 일반고 진학, 갑자기 정시 늘리겠다니…"
高1 부모 "교육과정도 바뀌고 수능에 정시 확대여부도 불투명"
中3 대입은 가장 큰 변화 예고… 수능·내신 등 모든 게 다 바뀌어
교육부 차관이 직접 주요 대학 총장을 면담하거나 입학처장에게 전화해 "정시를 확대해 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 교육부는 해당 사실이 알려진 지 나흘이 지나도록 정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주무 실장인 이진석 고등교육정책실장은 2일 기자 브리핑을 가졌지만 "이대로라면 수시와 정시 비율이 (현행 8대2에서) 9대1까지 갈 것 같아 그랬다"고만 말했다. 하지만 대학들의 대입 전형 제출 마감을 이틀 앞두고 지난 10년간 이어져 온 '수시 확대 방침'을 전화 한 통으로 바꾸라고 한 이유에 대한 설명으로는 충분치 않았다. 교육부의 이렇게 예측 불가능한 '대입 정책 발표'로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우리 입시는 어떻게 되는 것이냐"고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실제로 현재 고3부터 중3은 학년마다 입시 환경이 제각각인 상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현행 고3은 지금까지의 '수시 확대·정시 축소' 기조에 따라 2019학년도 입시를 치르게 된다. 하지만 고2는 이번 교육부의 '정시 확대·수시 축소' 방침으로 학생들이 선호하는 상위권 대학 위주로 정시 선발 인원이 갑자기 확대된다. 고1은 새로운 교육 과정 도입으로 수능 범위가 바뀌는 데다, 정부의 '정시 확대 방침'이 본인들 입시에서도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중3은 '수능 절대 평가 확대'뿐 아니라, 학생부 기재 방식, 내신 변화 등 대대적인 입시 개편이 예고된 학년이다.
2일 수험생과 학부모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학생들 인생 갖고 노느냐" "대입이 매년 바뀌니 대체 뭐 하는 짓이냐" 등 정부를 비판하는 글이 계속 올라왔다.
이런 상황인데도 교육부 이진석 실장은 "(정시 확대 방침에 적용받는 학생들은) 아직 2학년 4월이니까 큰 혼돈은 없을 것으로 본다" "단기적으로는 정시를 확대하지만, 2022학년도 입시는 국가교육회의에서 결정할 문제"라고만 할 뿐, 수험생들의 혼란에 대해 뚜렷한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최근까지만 해도 올해 고2들은 고3들과 입시 환경이 똑같은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교육부가 지난주 갑자기 "지나치게 늘어난 수시 선발 인원은 줄이고, 정시를 확대하자"는 방침을 대학들에 알리면서 달라졌다.
서울의 주요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정시 전형은 늘어나고, 수시에서 수능 최저 기준은 폐지 또는 완화될 전망이다. 당장 연세대는 특기자 전형을 206명 줄이고, 정시와 학종을 125명, 120명씩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수험생 입장에선 선호 대학의 합격·불합격이 갈리는 급격한 변화다. 성균관대 등 다른 대학들도 정시 선발 인원을 4~5%포인트가량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2 자녀를 둔 이정아(50)씨는 "수시 준비하려고 내신 잘 따기 위해 일반고에 진학시켰는데 정시를 늘리겠다는 얘기를 듣고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여진 한영고 진학부장은 "오늘 3학년 교실에 갔더니 당장 '고2 애들 입시 때 정시가 늘어나면 우리도 재수하는 게 유리하지 않느냐'고 물어보더라"며 "내일 학부모 간담회인데 입시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했다.
현 고1도 골치 아프긴 마찬가지다. 고1은 원래 새로운 교육과정 도입으로 입시 개편이 예정됐지만, 현 정부가 '수능 절대평가 확대'안을 내놓았다가 비판을 받고 개편안을 1년 미뤘다. 당시 교육부는 현재 두 과목인 절대 평가 과목을 '7개 전체' 또는 '4개 과목'으로 확대하는 안을 발표했었지만, 다른 입시 요소들을 고려하지 않고 정책을 발표했다가 큰 비판을 받고 발표를 1년 유예한 것이다. 수능 개편이 무산되면서 고1들은 '새로운 활동 중심 교육과정'으로 공부하면서 시험은 '옛날 암기식 수능'을 치르는 세대가 된 것이다. 교육과정이 바뀌었기 때문에 수능 범위도 바뀔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현 고2 대상 입시에서 교육부가 갑자기 '정시를 확대한다'고 밝히면서, 고1 대상 입시는 예측이 어렵게 됐다는 사실이다. 교육부가 2021학년도에도 정시를 더 확대하라고 할지, 한다면 어느 정도 늘릴지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고1 대상 대학들의 입학 전형은 내년 4월에야 발표된다.
중3은 최근 수십 년간 대입 정책 가운데 가장 큰 변화가 예고된 학년이다. 교육부가 수능 개편안을 1년 유예하면서 중3 대상 입시는 수능뿐 아니라, 학생부, 정시·수시 통합, 내신 성적 등 모든 요소가 한꺼번에 개편될 예정이다.
수능은 현 정부가 추진해온 대로 절대평가 과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마저 교육부의 최근 '정시 확대' 방침으로 불확실해졌다. 수능 절대평가가 확대되면 변별력이 떨어져 대학들이 수능 위주로 선발하는 정시 전형을 줄이거나 폐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3 대상 2022학년도 입시 개편안은 교육부가 4월 교육부 시안을 발표한 뒤 국가교육회의로 넘겨 올해 8월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서울 지역 A대 입학처장은 "이번에 교육부가 '고2 대상 입시에서 정시를 확대하라'고 해서 정시 선발 인원을 늘릴 예정이지만, 나중에 교육부가 중3 대상 입시에서 절대평가를 확대한다고 발표하면 대학들은 다시 정시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대입 정책은 무엇보다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해야 학생들이 미리 준비할 수 있다"며 "현 정부는 '대입 3년 예고제'를 더 강화해 대입 안정성을 추구한다고 해놓고, 실제로는 더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